디스크 수술후 2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혹시나 디스크라는 병에 대해 전혀 모르셨던 분이나 지금 증상이 "끼"가 있는건가 의심 가는분 등..

제가 경험한 내용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체험을 살짝 적어 둡니다. 

 

 

 

==================================================================================

 

멀쩡한 정신상태에 환자복만 입은 상태로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미칠듯한 통증이 있던게 아니었고

다리에 전기가 오는 상태로 MRI 사진만 보고 수술에 들어가

다소 어리벙벙한 상태였습니다.

 

겨울이라서 그런건지 수술실은 약간 추운듯 했습니다.

척추쪽 수술이라 엎드리는 자세로 둥글게 구부려야 해서

수술대가 둥글게 구부러져 있고 얼굴을 기댈수 있도록 베게를 가져다 주시더군요.

 

의사 몇분, 간호가 몇분이 왔다 갔다 하시는 소리가 들리고 비닐 포장지를 부시럭 대는 소리가 좀 들리더니

"자, 마취합니다..따거워요."

허리에 몇번 따끔 하는 아픔과 함께 수술은 시작되었습니다.

이전 글에 설명 드렸듯이 "금식"을 하지 않아 하반신 마취만 하고 잠재우는 방식으로 진행해서

이때까진 무슨 말들이 오가는지 다 들립니다. (물론 무슨소리인지 용어를 몰라서 그런가부다 하고 있었습니다)

엎드린 자세라 숨쉬기 힘들다고 말씀드렸더니 베게를 한개 더 주시고

감각이 어떤지등..몇가지 물어보십니다.

 

질문에 답하다 보니

.

.

.

.

 

"머지?"

.

.

.

.

컴컴한 입원실에 누워 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저 종편의 뉴스아나운서가 목에 피를 세우며 '강제출국이 ......" 하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6인실이였는데 퇴원할때까지 저에게는 채널권이 없어서 계속 저 방송만 들었습니다..ㅠㅠ)

 

잠시후 간호가사 와서

 

"깨어나셨네요. 어떻세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모르는걸 물어봐..욱씬거리는구만.."

사실 어떤 질문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는 거 같았습니다.

하반신 마취가 아직 덜 풀린건지.. 배꼽 아래는 감각이 없어 조금 겁도 나고 혼란스러운 상태였습니다.

돌아보니 옆 침대에 아버지가 누워 계시더군요.

영월에 농사 지으시는 분이 왜 여기 있으실까.

아..내가 수술전에 전화 드렸구나.. 영월에서 서울까지 오셨구나..

 

"아부지... 물좀 주세요."

"여깄다..넌 그런 수술을 그렇게 막 정하면 어떻하니...삼X의료원이나 현X아X 병원같은 큰데 가서 한번 더 보지 그랬니.."

"아..그냥 했어요.."

"그래..자라"

 

아들에게 한없이 약해지시는 어버지셨습니다.

'죄송해요..아부지'

 

링거가 여러병 달려 있고 옆구리에는 피주머니(?) 가 매달려 상처에 고이는 피를 빼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잠들어 있었는데

새벽이 되니 간호사가 와서 깨움니다..

"소변 급하지 않으세요?" 하며 아랫배를 누르더니..

"괜찮네...아침에 보시죠.." 하고 갑니다.

수술후 링거에 수액이 계속 들어가 방광이 꽉차는데

하반신마취가 덜풀려 감각이 없으면 터질수도 있어 확인한다고 하더군요.

.

.

.

 

아침이 되어 깨어 났습니다.

 

오호~~ 가족이 모두 출동 했습니다.

자꾸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답답했습니다..

 

"나도 잘 모르겠어요..괜찮은건지....시끄럽게 하지말고 집에가 쉬세요.."

 

가족을 모두 돌려 보내고 혼자 평화롭게 누웠습니다..

친구 몇놈에게만 수술했다고 연락한 후

병원에서 나온 밥을 먹었습니다....남들은 수술후 병원밥이 넘어가겠나 하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병원밥이 제게는 딱인거 같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화장실에가서 보일 다보고...

회사 팀장님에게 전화로 사정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다행이도 팀장님이 회사업무는 걱정말고 몸관리나 열심히 하라고 하셔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수술후 다음날 오전부터 하반신 마취는 모두 풀려서 정상적인 감각을 유지 하였습니다.

토요일이라 조용하겠다 싶었는데...

"어제 수술후 왔을때 저를 못알아보시더니 이제 알아보시네요.."

하시면서 수술하신 담당의사분이 오셔서 수술결과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더군요.

아마도 결과가 좋았는지 본인도 기분좋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상처부위를 소독 해 주시고 월요일쯤 MRI를 다시 찍고 수술 경과를 보자 하시고는

웃으며 가셨습니다. 젊은 분이신데 무척 안심하게 해 주시는 의사분이었습니다.

 

잠시 후에는 진료 하셨던 병원장님도 오셔서는 친절하게 웃으며 또 묻습니다..

"괜찮으세요?"

"모르겠습니다...."

 

.

.

.

링거중에는 '무통주사' 라는것이 있습니다. 링거에 연결하여 진통제를 꾸준히 넣어주는건데요

이게 좀 가격이 나가는데 그래도 반드시 있는게 좋습니다.

한병이 2일정도 들어가는데 이게 끝난날 아파서 잠을 못잤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먼저 이야기 하면 병에 약을 충전해서 다시 쓸수 있답니다.

이건 비급여라 의료보험적용이 안됩니다.그래서 비싸요. 하지만

약병 값이 비싼거고 약값은 비싸지 않아 사전에 이야기 해두면 저렴하게 충전해 쓸수 있다고 하니

꼭 말씀해 두세요. 

'여기 무통 리필이요!!!!' 

 .

.

.

이후 입원 생활은 똑같습니다.

 

밥먹고, 약먹고, 항생제 주사 맞고, 냉찜질 같은 물리치료(상처가 빨리 아문다고 했습니다)하고,

다시 밥먹고, 약먹고, 항생제 주사 맞고,약에 취해 자고...가끔 싸고.. 의 무한 반복입니다.

.

.

.

 

입원생활시에 필요한 물품이 좀 있습니다.

입원시에 필요한 것들은 입원할때 병원직원분들이 친철히 알려줍니다. 

단. 설명은 안해주시는데 있으면 좀 편한 물품들을 적어봤습니다.

 

1. 누워서 보는 노트북 거치대. 

   누워서 노트북을 할 수 있는 거치대를 만화책 보려구 사서 자기전에 보곤 했는데

   병원에 누워있으니 요긴하게 사용 하였습니다.

   허리 수술이라 허리를 구부릴수 없어서 똑바로 누운체로 노트북을 쓸수 있어서 입원한 일주일 동안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2. 작은 가습기

   언젠가 가습기에 넣는 세제인지 가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뉴스이후 병원에 가습기가 없어진거 같습니다.,

   겨울이다 보니 난방은 잘되는데 이에 반해 건조해서 입이 쩍쩍 갈라지더군요. 회사 책상에 올려놓는 작은 가습기 강추입니다.

   깨끗한 물 넣어서 쓰시면 되죠. 아침만 되면 입이 쩍쩍 갈라집니다.

 

3. 이어폰/헤드폰?

   입원 기간 내내 종편뉴스만 봤습니다. 아... 편파야구중계방송 듣는 기분입니다.

   나름 중립적이고 정상적인 가치관이라고 생각했던 모든게 흔들릴수 있습니다. 

   제 동생은 무릅수술 때문에 입원 했는데 그때 채널권을 가지신 분이 드라마 광 이시셔서

   막장드라마만 보게되어 모든 부부가 의심(?)되는 기간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DMB 등으로 순화 하십시요.

 

4. 읽을 책/ 조그만 스탠드

    책을 가져 오셨다면 저녁 10시쯤이면 병실이 소등합니다. 독실이시면 상관없지만 다인실이라면 매너를 지켜주세요.

    낮에만 보시고 주무실꺼면 없어도 됩니다.

 

 

 

수술후 입원생활까지 적어봤습니다.

 

일단 안아픈게 중요하지만 아플경우 대처도 중요하겠지요.

아프면 일단 병원가서 진료 받으세요.

혼자 진단해서 병 키우지 마시고요..

 

요즘

한의사는 엑스레이를 사용 못하게 한다고 난리던데 의사들이 너무 한다 싶기도 합니다.

병원가서 근육통입니다. 하면 바로 한의원 가서 침 맞으시구요..근육통엔 한의원이 짱이죠..

 

MRI 합시다 하면 저렴한 곳에서 촬영하고 CD로 받을수 있습니다.

받아서 믿을만한 병원 가서 진료 받으셔도 되니 병키우지 마시고

꼭꼭꼭 병원에서 진단을 먼저 받으세요..

 

 

 

다음에는 퇴원과 보험처리..그리고 저의 수술후 경과를 적어 보겠습니다.

 

 

   To be continued -夜昧-